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에 위치한 보홀(Bohol)은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한 번 다녀오신 분들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곳으로 손꼽는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입니다. 아름다운 바다와 이국적인 자연환경, 사랑스러운 소도시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져 있어 휴양과 관광을 동시에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죠.
이번 글에서는 3박 4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일정 속에서도 보홀의 핵심 매력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여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휴양, 액티비티, 문화 체험까지 고루 담아낸 일정으로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유용한 가이드가 되었으면 합니다.
1일 차 – 보홀 도착 & 팡라오 섬에서 여유롭게 적응하기
여행의 첫날은 새로운 땅에 발을 디딘 설렘과 낯섦이 공존하는 순간입니다. 특히 보홀처럼 아름다운 자연과 이국적인 정취가 살아 숨 쉬는 곳이라면, 그 설렘은 배가 됩니다. 필리핀의 보홀에 도착하는 방법은 보통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세부 막탄 국제공항에서 국내선을 이용해 보홀 팡라오 국제공항(BPIA)으로 직접 들어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부 시티에서 페리를 타고 약 2시간을 이동해 타그빌라란 항구에 도착하는 방법입니다. 두 경로 모두 장단점이 있으니, 항공편 시간이나 일정, 비용에 맞춰 선택하시면 됩니다.
보홀에 도착하셨다면, 대부분의 여행자분들이 머무는 지역은 ‘팡라오 섬(Panglao Island)’입니다. 이곳은 보홀 본섬과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차량으로 20~3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며, 보홀의 대표적인 해변인 알로나 비치(Alona Beach)를 중심으로 리조트, 레스토랑, 카페, 다이빙 숍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숙소 밀집 지역이기도 합니다.
첫날은 이동의 피로도 있고, 아직 현지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일정보다는 천천히 몸과 마음을 현지 시간에 맞추는 적응의 날로 계획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나면 우선은 간단히 짐을 정리하시고, 리조트 내 수영장이나 해변을 산책하며 보홀의 첫인상을 온전히 느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용히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시간만으로도, 바쁜 일상 속에 잊고 있던 여유가 다시금 떠오를 것입니다.
저녁이 되면, 알로나 비치 라인 따라 늘어선 레스토랑 중 하나를 선택해 보세요. 필리핀식 바비큐인 바베큐 플래터나 신선한 해산물을 그릴에 바로 구워주는 해산물 뷔페는 물론, 피자, 파스타, 타이푸드 등 다양한 다국적 음식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바닷가 바로 앞에 테이블을 놓고 식사할 수 있는 곳도 많아, 해 질 무렵부터 본격적인 낭만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식사 후에는 바다 근처의 라이브 바에서 필리핀 특유의 흥겨운 분위기를 즐겨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필리핀은 음악을 사랑하는 나라답게, 저녁 시간마다 작은 무대에서 현지 밴드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가볍게 산 미구엘 맥주 한 잔을 곁들이며 현지의 공기와 음악을 함께 마시면, 여행의 실감이 비로소 마음에 와닿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보홀은 대형 환전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세부나 마닐라에서 미리 환전해 오는 것이 유리합니다. 팡라오 지역 내에도 환전소가 있긴 하지만 환율이 좋지 않거나, 운영시간이 제한적일 수 있으니 최소한의 여행 경비는 미리 준비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또한, 대형 숙소나 레스토랑을 제외하면 신용카드 사용이 어려운 곳도 많기 때문에, 소액 지폐를 다양하게 준비해 두시면 택시나 기념품 쇼핑, 마사지 이용 시 유용하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숙소는 여행 스타일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겠지만, 팡라오 섬에는 럭셔리 리조트부터 깔끔한 가성비 호텔, 에어비앤비 형태의 풀빌라까지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커플 여행이시라면 프라이빗 비치와 수영장을 갖춘 고급 리조트를, 가족 단위 여행이라면 키즈풀과 식당이 함께 있는 중급 호텔을 추천드립니다. 혼자 또는 친구들과의 여행이라면 접근성이 좋고 간단한 조식이 포함된 부티크 호텔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첫날밤에는 여행 일정과 기상 시간, 다음 날 투어 준비물을 간단히 정리해 두시면 둘째 날부터 보다 여유롭고 부드럽게 여행을 이어가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날 호핑투어를 예약하셨다면 수영복, 수건, 방수팩, 자외선 차단제 등을 미리 챙겨놓는 것이 좋습니다.
보홀의 첫날은 ‘무엇을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느끼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조용한 바다와 따스한 바람, 낯선 도시의 리듬을 천천히 받아들이며, 내 안에 머물던 긴장을 하나씩 내려놓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2일 차 – 해양 액티비티 & 호핑투어로 보홀의 바다를 만끽하기
보홀 여행의 진정한 매력은 무엇보다도 그 청량한 바다에서 시작됩니다. 둘째 날 일정은 일찍부터 움직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새벽 공기 속에서 시작되는 호핑투어는 조금은 부지런함이 요구되지만, 그 대가로 보홀 바다의 모든 아름다움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하루가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호핑투어는 오전 6시~7시 사이에 숙소에서 픽업을 진행하고, 소규모 보트를 타고 팡라오 인근 해역으로 출발합니다. 일정은 보통 세 가지 코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돌핀 와칭 → 발리카삭 섬 스노클링 → 버진 아일랜드 탐방이 그것입니다.
첫 번째 코스는 돌핀 와칭(Dolphin Watching)입니다. 바다 위로 햇살이 퍼지기 시작할 즈음, 해안선을 따라 보트를 타고 나가면 무리를 지어 헤엄치는 야생 돌고래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돌고래는 인공 환경이 아닌 자연 상태에서 자유롭게 헤엄치기 때문에,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이라면 특히 추천드리고 싶은 경험입니다. 다만 바다 상황에 따라 가끔 돌고래를 못 볼 수도 있으니, 너무 큰 기대보다는 행운처럼 즐기시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 코스는 발리카삭 섬(Balicasag Island) 스노클링입니다. 이 섬은 보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노클링 장소 중 하나로, 바다거북과 열대어, 산호초가 잘 보존된 해역으로 유명합니다. 현지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하루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사전 예약은 필수입니다. 수심이 얕고 수온도 따뜻해서 초보자도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으며, 운이 좋다면 거북이와 나란히 수영하는 순간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 코스는 버진 아일랜드(Virgin Island)입니다. 바다 위에 솟아오른 길쭉한 백사장이 인상적인 모래톱 섬으로, 조수 간만의 차이에 따라 드러나는 아름다운 풍경이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얀 모래 위를 맨발로 걸으며 여유롭게 산책을 하거나, 해변에서 코코넛 음료 한 잔을 즐기며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이곳에서는 현지 어부들이 직접 잡은 조개, 소라, 해산물 꼬치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마켓이 열리기도 하는데요, 신선하게 조리된 해산물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어 의외의 미식 체험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위생이 걱정되신다면 패스하셔도 좋지만, 그 지역의 정취를 제대로 느끼고 싶으시다면 소량 체험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호핑투어는 보통 오후 12시경에 마무리되며, 숙소로 복귀 후에는 여유로운 휴식 시간이 주어집니다. 해양 액티비티를 마친 후에는 몸이 지칠 수 있기 때문에, 숙소 수영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거나, 근처 마사지 숍에서 전신 마사지를 받아보시는 것도 매우 좋습니다. 특히 팡라오에는 마사지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편으로, 1시간 기준으로 500~700 페소면 고퀄리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인기입니다.
이날 준비물로는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모자, 수건, 수분 보충 음료, 그리고 방수팩이 필수입니다. 스노클링 중 휴대폰이 물에 젖지 않도록 방수팩을 준비하시고, 선크림은 물놀이 전후로 자주 덧바르시는 것이 피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멀미가 있으신 분은 보트 탑승 30분 전에 미리 멀미약을 복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한 가지 유의사항은 일부 호핑투어는 환경 보호세, 입장료가 별도로 청구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이드에게 비용 포함 여부를 미리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약은 팡라오 현지 여행사나 숙소 프런트에서 전날 혹은 하루 전에 간단히 가능하며, 대형 투어보다는 소규모 프라이빗 투어를 추천드립니다. 보다 여유롭고 자유로운 일정 운영이 가능합니다.
둘째 날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바다에서의 시간을 중심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보홀의 바다를 가장 가깝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보존한 이 지역의 해양 생태계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치유의 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보홀에서의 둘째 날은 말 그대로 ‘휴양과 액티비티의 황금 밸런스’가 조화를 이루는 하루입니다. 푸른 바다 위를 달리고, 바닷속을 들여다보며, 따뜻한 햇살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나씩 쌓아가는 이 시간은, 여행이 끝난 후에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게 될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3일 차 – 보홀 본섬 투어: 자연과 문화를 만나는 하루
보홀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끼고 싶으시다면, 바다뿐 아니라 보홀 본섬 내륙 지역 탐방도 꼭 경험해보셔야 합니다. 셋째 날은 팡라오를 벗어나 보홀 본섬의 대표 명소들을 둘러보며, 자연과 역사,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일정으로 구성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장 먼저 향할 곳은 보홀의 상징이자 필리핀에서도 가장 독특한 자연 지형 중 하나로 꼽히는 초콜릿 힐(Chocolate Hills)입니다. 이름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장소는 실제로 건기에는 언덕들이 초콜릿처럼 갈색으로 변해 그 모습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약 1,200여 개의 둥근언덕이 넓은 평야 위에 불쑥불쑥 솟아 있는 풍경은 마치 외계의 풍경처럼도 느껴지며,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탄하게 됩니다.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전경은 정말 압도적이며, 사진 찍기에도 완벽한 장소이니 꼭 카메라를 챙겨가세요.
초콜릿 힐을 감상한 후에는 인근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가이드 투어에는 식사가 포함되어 있지만,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주변에는 현지식 뷔페나 필리핀 가정식 레스토랑이 많기 때문에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보홀 특산 음식인 치킨 아도보(Adobo)나 레촌(Lechon)을 꼭 한번 드셔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다음 코스는 로복강(Loboc River) 크루즈 점심 식사입니다. 초콜릿 힐에서 차로 약 40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하는 이곳은 보홀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명소입니다. 강 위에서 뱃놀이를 즐기며 식사를 하는 독특한 체험으로, 현지 음악 연주와 함께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크루즈 도중에는 지역 주민들의 전통 춤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정차 포인트도 있는데, 관광객과 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 분위기 자체가 여행의 진한 여운으로 남게 됩니다. 자연의 소리와 음악이 어우러지는 순간은 마치 한 편의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식사 후 방문하실 장소는 타르시어(Tarsier) 보호구역입니다. 타르시어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영장류로, 오직 동남아시아 몇몇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 동물입니다. 큰 눈망울과 손바닥만 한 몸집은 많은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지만,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한 동물이기 때문에 관찰 시에는 정숙을 유지하고, 사진 촬영 시 플래시 사용은 절대 금지입니다. 보호구역은 조용하고 그늘이 많아 더위를 피하기에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훌륭한 교육적인 장소입니다.
그 외에도 차량을 대여하시거나 가이드 투어를 이용하시면 코스에 따라 바클레온 성당(Baclayon Church), 수제 초콜릿 공방, 나비 농장, 피톤 뱀 체험장 등 다양한 소규모 명소를 함께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바클레온 성당은 스페인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오래된 석조 성당으로, 필리핀 가톨릭 문화의 중요한 유산 중 하나입니다. 역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천천히 둘러보시며 사진도 남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모든 장소들을 하루에 둘러보기 위해서는 전용 차량을 이용한 본섬 일일 투어가 가장 편리합니다. 대부분 팡라오 숙소에서 기사 포함 전용차량을 렌트할 수 있으며, 가격은 인원수나 차량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500~3,500페소 선에서 형성되어 있습니다. 운전기사 겸 가이드를 함께 제공받는 경우가 많아, 언어 걱정 없이 안전하고 편하게 하루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 일부 장소는 입장료가 별도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어 전 가이드에게 포함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일정을 마치고 팡라오로 돌아오는 길에는 아마도 하루 동안의 풍성한 체험과 감동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꽉 찬 느낌을 받게 되실 겁니다. 숙소에 도착하신 후에는 근처 마트나 편의점에서 간단한 간식을 사서 숙소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시거나,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저녁을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하루 일정을 정리하며 사진을 돌려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이겠죠.
보홀 본섬 투어는 바다 위에서의 활동과는 또 다른 여행의 깊이를 선사합니다. 맑고 푸른 바다와 달리, 보홀 내륙은 초록의 숲과 사람 냄새나는 마을, 그리고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공간들로 가득합니다. 여행지에서의 하루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경험’과 ‘이해’로 이어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결론: 짧지만 깊이 있는, 보홀 3박 4일 여행
보홀은 소박하지만 강렬한 매력을 가진 여행지입니다. 넓고 아름다운 자연과 따뜻한 사람들이 만드는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복잡한 일상을 내려놓고 진정한 쉼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3박 4일 일정은 짧은 시간 동안 보홀의 다양한 얼굴을 균형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실속형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휴양, 액티비티, 문화 체험이 골고루 어우러진 이 여행이 여러분께도 깊은 여운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여행은 준비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순간부터, 설레는 보홀 여행이 이미 시작된 셈입니다. 행복한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